작성일 : 12-12-12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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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Daniel
 조회 : 4,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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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학교를 떠올리면 어떤 일들이 떠오르는가? 아마도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부했던 추억보다는 놀았거나 힘들었던 추억이 떠오를 것이다. 그리고 왠지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떠올려질 것이다.
나에게도 추억이 있다. 6학년 때 주번(당번이 아님)을 하면서 교문 앞에서 아이들 지도하던 것과 교통깃발을 들고 교통정리하던 것, 왁스걸레로 교실바닥을 밀면서 친구들과 똥침놓던 추억들이다.
가끔씩 친구들과 말뚝박기 하던 것들, 여학생 교실을 기웃거리는 것, 고무줄하는 여자친구들의 고무줄을 끊고 도망가던 추억. 지금 생각하면 너무도 즐거운 추억들이다. 가장 잊지못할 추억은 바로 겨울 도시락 추억이다. 지금 아이들을 보면서 불쌍하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것이 아니다. 학교에서의 추억이 없다는 것이 불쌍하다. 물론 나름대로의 추억이 있다. 그러나 도식락과 급식. 어떤 차이가 있을까? 가스난로와 갈탄난로.
우리 아이들에게 추억을 돌려주어야 한다. 선생님과의 추억, 학교에서의 추억. 좋은 가스난로보다 차라리 연탄 혹은 갈탄 난로를 우리 아이들에게 돌려주고 싶다. 급식보다는 도시락을 돌려주고 싶다. 도시락을 가지고 가서 난로에 올려놓고 시간마다 당번에 도시락을 번갈아 올려놓고, 수업시간에 도시락 타는 냄새를 맡으면서 최소한 우리들의 추억이 있었다.
따스한 추억이 사라졌다. 아이들이 편해졌다.
편한 것이 결국 학교에서의 추억을 빼앗아 갔다. 학교가 즐겁지 않은데, 학교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아무것도 배울 것도 없고 재미도 없다. 결국 아이들은 학교 밖으로 빨리 나가고 싶어한다. 아이들이 편해지라고 하는 것인가 아니면 부모님들이 편해지려고 급식을 시키는 것인가? 과연 급식과 도시락 중에서 어떤 것이 더 영양이 좋을까?
또한 우리 아이들에게 꿈을 돌려주어야 한다. 예전에는 아이들에게 많은 꿈을 주었다. 너 앞으로 뭐가 될래? 열심히 해라. 지금은 좋은 대학가라. 성적을 높여라. 이런 이야기만 한다. 그래서 아이들이 대학만오면 아무 꿈도 없다. 오로지 취직이다. 취직하면 결혼. 결혼하면 아이. 아이낳으면 그 다음은 결국 죽는 거다. 우리 모두는 죽기 위해서 산다. 이왕 죽을 삶 이름은 남겨야지. 그렇기 위해서는 의미있는 일에 목숨을 걸을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 결국 아이들에게 인생철학이 있어야 한다. 오늘 우리 교육에서 과연 그런 것들이 있는가? 교육을 염려할 때마다 아쉬움이 남는다.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가장 안타까운 것은 자신의 인생의 목표가 없다는 것이다. 그냥 대학에 들어왔다는 것이다. 자격증 따듯 들어왔다는 것이다. 늘 남과 비교하고, 자신에게 없는 것 때문에 상처받고, 못생긴 것에 괴로워하는 아이들이 너무도 많아졌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자신에게 있는 가치를 발견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추억과 꿈을 돌려주면 아이들은 자신의 가치를 발견할 것이다. 자신들 스스로가 터득할 것이다. 더 이상 아이들을 성적과 취업에 옭아매지 말았으면 좋겠다. 물량주의와 성과주의에서 벗어나 아이들 스스로 자신을 발견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주었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세대들이 즐거웠던 추억들을 돌려주어야 한다. 놀수 있는 공간을 열어주고, 학원을 멈추고, 스승을 존경하고,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만들어 주어야 한다. 우리 아이들이 웃게 하자. 행복해서 웃게 해주자. 그래야 이 땅에도 미래가 있다. 교육은 스스로 느끼고 체험하게 만들어서 스스로가 공부하고픈 마음을 갖도록 만들어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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